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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캐릭터를 만들든 그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 DCIA 남서연


디지털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아카데미 DCIA 졸업생 남서연 님의 아카데미 정글 수업 후기 인터뷰입니다.

DCIA 졸업생 남서연님의 포트폴리오 갈피손 * DCIA 졸업생 남서연 님의 포트폴리오 '갈피손'



Q. 캐릭터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아카데미 정글의 과정을 선택한 이유는?

A.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캐릭터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아서 언제 한 번 캐릭터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게 캐릭터 디자인 수업을 검색해보다가 아카데미 정글의 DCIA 과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커리큘럼과 수강생분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이 수업은 꼭! 들어야겠다!' 하고 수강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수업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적절한 시기에 이 수업을 알게 되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Q. DCIA 과정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 등이 있다면!

A.개강하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본격적으로 수업을 들으면서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즐거움과 가치를 많이 얻어서 너무 좋았어요.
일주일에 네 번씩 아침마다 나오는 것이 피곤하기도 했지만 그런 피곤함을 싹 잊을 정도로 저는 하루하루 캐릭터에 대해 배워가는 나날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또 제가 예전부터 좋아하고 배우고 싶었던 것에 대해 심도 있게 배우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구요.
저는 수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행복하게 다녔던 것 같아요.

Q. 아카데미 정글의 수업에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우선 작업하기 좋은 환경이 기본적으로 딱 갖춰져 있는 점이 좋았어요.
프로그램이 나 타블렛, 폰트 같은 것은 물론이고 로비에 있는 여러 디자인 관련 책들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주로 집에서 작업하는 편이라 학원에서 작업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원에 와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또 수업 커리큘럼 자체도 캐릭터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게 잘 짜여 있어서 좋았어요.
선생님께서도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시고 어떤 질문에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자신감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특히 선생님이 작은 낙서에도 피드백을 항상 주셨던 점이 너무 좋았어요. 뭔가 작은 것 하나라도 제 것으로 만들어주시는 느낌이었어요.

Q. 가장 힘들었던 과정과 가장 즐거웠던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

A.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역시 컨셉북 제작 단계였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가장 후반부, 최종 점검 때요.
어떻게든 작업을 부랴부랴 끝내서 가제본을 만들어갔는데 선생님께서 정말 모든 페이지에 수정할 것들을 왕창 주셔서 수료식 전달 저녁까지 페이지들을 다 뒤집어엎고 있었습니다.;;;
정말 마감 일주일 전부터는 매일매일 밤새우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 내 캐릭터니까, 내 작업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예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캐릭터 기획부터 컨셉북 제작, 전시까지 힘든 것도 많았고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과정을 즐겁게 작업했던 것 같아요.

DCIA 졸업생 남서연님의 포트폴리오 갈피손 * DCIA 졸업생 남서연 님의 포트폴리오 '갈피손' 캐릭터 제작물



Q. 갈피손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A. 학교에서 졸업작품으로 책과 소녀를 주제로 판화 작업을 했었어요.
책만 존재하는 세계를 소녀가 돌아가니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워낙 재미있게 작업하기도 했고 제 마음에도 들었던 작업들이라서
졸업 전시가 끝난 후에도 그 작업의 여운에 빠져있었어요. 그러다가 문득 그 작업을 그대로 캐릭터 작업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귀여운 책 캐릭터가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구요. 평소에 동물이나 사물이 의인화된 캐릭터들이나 귀여운 몬스터 캐릭터들을 좋아해서
캐릭터 컨셉도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설정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버려진 책들에 먼지가 쌓여 태어나는 '책괴물' 이라는 존재를 상상하게 되었죠.
괴물이라는 말이 좀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사실은 다 이런저런 아픔이 있는 아이들이고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우울한 애들이 아니라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대충 큰 틀을 잡아두고 끼적끼적 낙서를 해봤는데 비주얼이 마음에 들어서 바로 이걸로 가야겠다 하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는 처음 생각한 것 이상의 세계와 캐릭터들이 만들어졌고 앞으로 이 아이들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졌어요.
당장 이것저것 상품도 만들고 싶고 어떤 프로젝트도 하고 싶지만, 우선은 이야기를 가진 (그림)책으로서 사람들과 만나게 해주고 싶어요.
아니면 웹이나 SNS에 데일리 업데이트 같은 느낌으로 작은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싶기도 해요.

Q. 지금 만든 캐릭터 외에도 어떤 느낌의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나요?

A. 저는 예쁘고 맛있는 음식들을 그리거나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고(물론 먹는 것도 좋아합니다) 식재료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언제 한 번은 꼭 음식이나 식재료들을 컨셉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캐릭터로 만들면 디자인할 수 있는 요소들이나 스토리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을 것 같더라구요.
예를 들면 치즈 같은 경우엔 그 안에서도 굉장히 여러 종류들이 있는데 색이나 모양들도 천차만별이잖아요.
그런 요소들을 캐릭터로 만든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고 생각하고는 해요.

Q. 작업하면서 잘 안 풀릴 때는 어떻게 했어요?

A. 그럴 때는 그냥 모든 걸 내려놓고 침대에서 뒹굴뒹굴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문득 좋은 이미지가 떠오르면 공책에 간단하게 슥슥 스케치하고 그렇게 해서 건진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역시 뒹굴뒹굴하는 것도 중요하구나 싶었습니다. ^^;;;

Q. 캐릭터 디자인이라는 것이에 대해 생각했던 것과 달랐던 부분이나 더 재미있었던 부분 등이 있었나요?

A. 저는 일단 어렸을 때부터 파인아트를 공부했다 보니 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작가 중심으로 작업을 해왔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맞춘다거나 어떤 친절한 설명을 가득 담고 있는 그런 작업보다는 아무래도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을 내 방식대로,
남들과 다르게 표현하는 식의 작업을 해왔었죠. 그래서 디자인에 대해서 배우는 건 이 수업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이쪽은 완전히 다른 세계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도 엄연히 디자인의 분야에 속하는 것이었고 디자인이라는 건 철저하게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 분야라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처음부터 분명한 타깃이라는 개념 자체가 신선했죠. 또 예전엔 디자인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나 두루뭉술한 이미지 같은 것이 있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그런 게 많이 명확해진 것 같아요. 그렇게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분야가 제 안에서 새롭게 자리 잡고 구체적인 모양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DCIA 졸업생 남서연님의 포트폴리오 갈피손 Q. 수업에서 이것만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부분이 있었나요?

A. 어떤 캐릭터를 만들든 그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캐릭터 개발 초기 때 선생님께서 저에게 책괴물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보셨는데 그때는 당연히 (상식적으로) 없다고 대답했다가 그럼 그건 거기서 끝나는 거라고 하셨거든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캐릭터를 만드는 게 말이 되냐는 거였죠. 그 말을 들었을 때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느낌이었어요.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캐릭터는 저절로 생명력을 가지게 되고 또 그 아이가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 무엇을 좋아할지, 무슨 말을 할지 그런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지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캐릭터의 말과 행동을 보고 공감하는 것도 우리가 그 캐릭터를 살아있는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생명력이 캐릭터를 봤을 때 느껴지게 하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Q. 혼자가 아닌 동기와 함께 보내고 작업해나가는 과정, 어떠셨나요?

A. 여러 가지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캐치하지 못한 부분을 다른 분들이 짚어주실 때도 많았고 또 제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해주시도 했어요.
특히 제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꾸준히 고쳐나갈 수 있었던 점이 동기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특히 좋았던 부분인 것 같아요.
덕분에 실제로도 제 캐릭터가 비주얼 적으로 더 좋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Q. 컨셉북 외에 다른 상품들을 제작하는 것, 어떠셨나요?

A. 평소에도 제 그림으로 물건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그동안 많이 만들어오긴 했지만,
이번에는 평소보다 어떻게 하면 디자인적으로 좋게 보일까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작업한 것 같아요.
그리고 내 캐릭터는 어떤 상품에 잘 어울릴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어렵지만 재미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시간이 좀 더 여유로웠다면 더 많이 고민하고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 해서 아쉬워요.

상품 제작 외에도 전시 컨셉이나 어떻게 상품을 배치하고 공간을 꾸밀지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정말 즐거웠어요.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들을 스케치하고 시뮬레이션 하면서 하나씩 실제의 공간으로 옮기는 작업이 저는 참 좋았던 것 같아요.

Q.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 또는 방향

A. 저는 앞으로 재미있는 작업을 하는 창작자가 되고 싶어요.
여기서 재미있는 작업이란 작업을 하는 저도, 제 작업들을 봐주는 사람들도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그것이 어떤 형태의 작업이 되었든 (캐릭터든 일러스트든 어떤 프로젝트든) 많은 사람들과 일상에서 친숙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작물을 만들고 그런 소통이 가능한 활동을 하고 싶어요. 워낙 변덕도 심하고 하나에만 매달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다양한 관심사를 가지고 여러 가지 작업도 해보고 싶구요.
지금도 막연하게 해보고 싶은 것이 참 많고 머릿속으로만 계획하고 있는 작업도 몇 개 있는데 그것들을 이제부터는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싶어요.

Q. 아카데미 정글의 캐릭터 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 또는 캐릭터 디자인에 첫발을 내민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저는 이제 막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살짝 맛만 본 것뿐이라 뭐라 거창하게 말은 못하겠지만, 이번 DCIA 수업을 듣고 더욱 캐릭터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졌고 제가 어떤 작업을 하든지 꼭 캐릭터를 접목한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지금 이 수업을 듣는 분들도 저처럼 처음 수업을 듣기 시작했을 때보다 더 큰 목표와 결심을 얻어 갔으면 해요. 동기 부여도 받았으면 좋겠구요. 그리고 캐릭터의 매력에 흠뻑 빠지셨으면 좋겠어요!

Q.과정을 시작할 당시의 목표와 졸업을 한 지금의 목표가 달라졌나요?

A. 초기에는 그냥 캐릭터에 대해 한 번 배워보자, 이왕 배우는 거 열심히 해서 포폴도 하나 만들자 하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앞으로도 이 분야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고 관련 작업도 더 많이 하고 싶어졌고 또 이번에 만든 제 캐릭터들을 더 발전시켜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올해는 대학원에서 그림책 공부를 하면서 제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스토리들을 더 탄탄하게 만들고 싶고 그 아이들을 책이라는 매체에서는
또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어떤 식으로 재미있게 사람들과 만나게 할 수 있을지 공부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예전부터 꿈꿔왔던 캐릭터 페어에도 참가하고 싶어요.

Q. 개인 포트폴리오 사이트 또는 페이스북 페이지 등 홍보하고 싶은 채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개인 포트폴리오 사이트는 따로 없지만 그냥 블로그에 소소하게 그림과 글을 올리고 있어요.
워낙 게을러서 업데이트도 뜸하지만 앞으로는 꾸준히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그림으로 채워나가려고 합니다.
http://blog.naver.com/nonam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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