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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NEWS 2008-12-11

東京 - 세명의 디자이너가 남긴 흔적을 엿보다

- 김아영 편

"동경"
문득. 그들의 일본에 남겨진 흔적이 궁금해졌다.

그래픽디자이너 키마세이버의 손으로 그린 작업공간의 김아영님,
디자이너 수의 초롱초롱 작업공간의 곽수경님,
디자이너 신설화의 나른한 작업실의 신설화님.

2008년 아카데미정글 사이트 리뉴얼 기념으로 진행한 "당신의 작업공간을 보여주세요" 이벤트에 당첨된 세 명의 디자이너는
11월 6일부터 9일까지 3박 4일간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문득. 어느날 저는, 디자인 페스타 전시 참관을 포함한 3박 4일간의 자유일정 동안 세 명의 디자이너가 일본에 남긴 각기 다른 시선의 흔적이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여행 후기를 부탁하게 되었고 세 명의 디자이너는 흔쾌히 정성스레 글과 사진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이 흔적을 통해 일본이라는 같은 공간, 같은 시간 동안 그 곳에 존재했던 디자이너 세 명의 시선을 간접적이나마 느끼고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더불어, 자신의 흔적-소중한 글과 사진을 보내주신 김아영, 곽수경, 신설화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권혁삼



키마세이버의
손으로 그린 작업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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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의 문 앞에서 나는 도쿄맑음을 보았다.

11월 5일 키마세이버 히게토리군과 도쿄여행.
48시간의 밤샘작업을 하고, 인천공항에서 멀다고 하면 멀고 가깝다고 하며
가까운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드디어 일본에서 전시회를 하기 위하여 나는 떠나는 것이다. 높은 환율속에 다행이도 아카데미정글의 작가의방 공모 덕에 금전적 문제를 도움 받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고, 기쁨으로 가득 찼다.

나는 일을 하며 개인적인 디자인을 짧은 시간 준비해왔다.
5일간의 도쿄여행 일정 속에 내 그림을 들고 나는 전시를 한다.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는 풍부한 사진과 많은 자료를 얻지 못했다. 대신 전시를 하고 남은 자투리 시간을 내가 매번 일본에 올 때마다 들르는 장소의 소개와 내 심볼인 히게토리군을 데리고 도쿄에서 놀아 본 것 정도이다. 공식일정은 5일이였으나 전시장에서 어쩔 수 없이 그림을 판매하게 되어(한 외국인과 일본인 여성분이 그림을 꼭 사고 싶다며 떼스는 바람에 그만...) 그 엔화로 이틀을 더 있다 오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엔 7일간의 도쿄 일정이었다.

나는 그래픽 디자이너지만, 상품과 인테리어, 패션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오모테산토와 시부야, 지유가오카는 꼭 들러주는 필수 코스가 되었다. 일본여행에 있어 디자이너라면 지유가오카의 새로운 아이템과 시부야의 서점과 레코드점은 꼭 가보라고 추천 하고 싶다.
물론 예쁜 카페에 앉아 도쿄하늘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거나, 새로운 다짐이나 계획을 하고, 책을 읽는 것은 감성의 충전에도 엄청난 도움을 준다.

이 모든 것은 꼭 혼자여행으로 계획해야 한다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생각지 않았던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나 뜻하지 않게 잘못된 길로 들어서서 맞이한 골목길이 의외로 마음에 들어 오랜 시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계속 구경을 할 수 있는 여행, 그런 여유가 한가득한 혼자만의 여행 말이다.


나리따로 향하는 비행기안



자리에 앉는다. 물 한잔을 마시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펜과 종이를 꺼낸다. 그리고 끄적인다.
내가 일본에서 봐야할것은 무엇인가.
이번여행에서 꼭 해 보고 느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정체크를 한다.
일본인 친구를 만들자 라던가...
외국인과 무작정 말 걸어 보고 친구하자 라던가.
자신의 그래픽과 디자인을 도쿄시내에 배포 홍보해보자 라던가.
하는 등의 작은 미션을 미리 한국에서 만들어 온 뒤.
구체적으로 비행기 안에서 살짝 끄적인다.
여행이기에 무조건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배경은 즐거움과 여유를 깔고 시작한다.
생각을 체크해주는 시간 바로 이륙 후에 “오미즈오쿠다사이” 말한 이후..
바로 한자한자 느낌으로 내 감정도 적어준다.
드디어 떠나네.. 라고 나는 적었었다.


신쥬크 워싱턴 호텔



도쿄시청을 보며 25층 맨하탄에서 바이킹구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들었다.
기대 했었다. 그리고 매우 만족했다.
그런 공간, 그 높이 그리고 풍경과 그곳의 냄새와 음악, 다양한 언어들의 엇갈림.
7시 30분 아침식사는 풍부했으며 이 신쥬쿠 워싱턴 호텔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또 묵고 싶은 호텔 이였다. 매일 아침 먹는 뷔페는 매일 똑같은 식사패턴의 뷔페였다.
계란만 3종류였으며 밥과 미소국도 있었다.
강 추 천.


하얀색시트와 소품



여행을 가서 꼭 잠자리를 찍어두라.
자신이 잠을 자던 그 곳에 자신의 책이나, 스커트, 양말, 수첩, 삔, 로션,
그 어떤 것이라도 그 위에 올려놓고 사진으로 기록해두라.
내가 그 장소 그 빛의 온도에 그렇게 잠들었으며 그 물건을 쓰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꼭 추후 기록으로 남기면 그 느낌과 감성충전은 2배가 된다.
물론, 그 사진 자체로도 특별하며 사람마다의 컬러가 묻어 나온다.
순간의 선택으로 고른 내 물건과 소품, 시간이 사진 속에 베어 나온다.
내가 고른 시간과 컬러와 물건은 히게토리군 봉투와 펜2자루였다.
저 펜2개는 한국에 없다. 작년여름 일본에서 몇 개 샀던 펜인데 지금도 꾸준히 쓰고
올 때마다 사가지고 들어간다. 컬러와 텍스쳐가 참으로 좋다.
그래서 난 한국에서 이 펜을 쓸 때면 일본에서 있었던 향수가 확 번져 올라온다.


코뉴라떼



그렇다.
말 그대로 콩으로 만든 커피라떼다.
한국에서 커피빈, 스타벅스에서 나는 본 적 없는데. 혹 있으면 엄청 좋아했을 것이다.
내가 일본에서 처음 커피숍을 갔던 날, 콩으로 만든 커피라떼란 말에 호기심으로 먹어 보았다.
정말 맛있다.
커피 맛 살짝 나는 따끈하고 맑은 두유라떼 같은 맛이랄까.
절대 텁텁하지 않고 맑고 고소한듯한데 커피 맛이 난다.
한국에 빨리 이 메뉴가 생기길 바란다.
설탕시럽하나 없이.
콩과 커피원두샷 3분의1정도에 뜨겁게 데운 우유를 거품 낸 것 같은 부드러움.
그것이 바로 요 커피의 맛이다.
강추한다.
다이어트에도 좋으니까.


도쿄는 맑음 : 엽서다



왜 도쿄맑음 이라는 단어가 나왔는지 알겠다.
건물과 하늘의 청명한 컬러가 정말 도쿄 특유의 색이 있다.
도시디자인이 아주 예쁘고 경관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꼭 엽서 같은 도쿄하늘을 찍어보길.


인테리어소품



아기자기한 소품들.
혹 여행 시 힘들다면 역마다 있는 백화점에 인테리어 숍에서 좀 쉬어보자.
예쁜 물품들이 한가득하며, 새로 나온 예쁜 아이템들 속에서 뜻하지 않았던
아이디어를 캐치할 수도 있다.


그림그리기



커피를 시킨다.
준비해온 종이와 펜을 꺼낸다.
그림을 그린다.
사진을 찍는다.
일기를 쓴다.
책을 읽는다.
귀퉁이에 글을 쓴다.
현재 이 시간을 기록한다.


티브이cf와 시간



사진을 찍을 때, 호텔내 시계나 티브이를 이용해 시간을 카메라로 적어둔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시간까지 기억할 수 있으며 그 때 함께 찍으며 보는
일본cf는 정말 재미있고 볼만 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
일본 특유의 그래픽과 캐릭터 사용법 등.
참고해 두면 좋을 최신 cf를 볼 수 있었다.


신쥬쿠 알카바 타워 근처 카니정식집



오늘 저녁은 신쥬쿠에 일본에서도 유명한 카니(꽃게) 정식집에서 간만에 포식을 했다.
정말 강추추 하고 싶은 음식점. 정갈하고 깔끔하며 음식점 가운데에서는 해금처럼 생긴 전통악기로 연주회도 해준다. 뿐만 아니라 꽃게 볶음, 꽃게 찜, 꽃게 밥, 꽃게 숯불구이, 꽃게와 은행과 양송이를 넣은 계란탕, 꽃게살 덴뿌라(튀김) 등등 엄청난 코스요리가 줄줄 나온다.
후식코너에서 모찌아이스크림을 준다. (찹쌀아이스크림)
분위기도 좋고 정말 맛있다.
그리고 더 재미있고 대단한건.
그 음식점 정문이다.
바로 캐릭터 기념 shop이 있어서 티셔츠와 필통, 가방, 사탕, 과자, 젓가락, 밥그릇 등등
엄청난 꽃게 기념품을 판매한다.
이런 판매방식을 음식점에서 하다니 꽤 좋은 아이디어다.
나도 해보고 싶을 정도.


신쥬쿠 파크하야트호텔 52층의 뉴욕바



이곳은 신쥬쿠 하야트호텔의 뉴욕 재즈바이다.
아름다운 야경은 정말 맨하탄이 부럽지 않다.
도쿄타워, 시청이 다 보이며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워싱턴 호텔에서 5분만 도보로 걸으면 되며
45층 로비에서 다시 엘리베이터 갈아타서 올라가야 한다.
재즈바는 타임별로 연주를 해주는데 나는 8시 타임으로
콘트라베이스와, 기타, 피아노 협주곡이 이어졌다.
맛있는 오렌지맛 나는 무알콜 칵테일과, 와인을 마셨는데
꽤나 분위기 좋고 재즈에 흠뻑 빠져들게 했다.
기회가 된다면 멋진 야경 꼭 보시길.

일본의 불빛.
나는 세트장속의 주인공이 된 듯하였다.
그 곳, 그 시간 야경 속에 내가 서있었다. 물론 쇼윈도 같은 커다란 벽면 유리 속에
비친 내 모습이였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다짐했다. 다시 1월이 오고 새해가 오면
더욱 내 꿈과 가까워지리라. 목표를 실행하리라.


인기 있는 스커트의 마법



일본 갈 때 마다 입어주는 두타지하 디자이너 숍에서 구입한 스커트.
일본에서 항상 꼭 한번 이상 입어준다.
일본인들이 너무나 좋아해줘서 이 스커트 때문에 친구도 생긴다.
즉, 뭔가 튀고 재미있는 장신구를 꼭 해보고 가길.
이 옷은 나만의 일본드레스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입으면 그 느낌이 살아나와 기분이 좋아진다.


우에노



시장을 돌아보고 싶다면 나리따로 가기 전
우에노에서 오전부터 돌아다녀 보자.
인근 지역에 볼 것이 많이 있다.
나는 알록달록 사진 찍기에 빠졌다.
그리고 코뉴라떼 한잔 마신다.


시부야의 벽에 내 흔적 남기기



만들어간 내 심볼스티커.
시부야 여기저기에 다 붙였다.
사진은 다 못 찍었지만 서점과 벽면, 화장실, 마끄도나르도 등등.
아마 지금 일본 시부야에 가면 내 스티커를 발견할 것이다.
꽤나 재미있다.
누군가 저것을 보고 혹 내 홈페이지에 놀러 와서 글을 남기고 인사를 한다면
하고 상상해 보았다. 그래서 하게 된 놀이. 이거 꽤나 재미있다.


어메리칸어페럴



어메리칸어페럴의 매장 모습.
건물과 사인몰 구경하는 것도 묘미.
우리나라 디자인과 뭐가 다른지 파악하는 것도 재미있다.
(제품구성리스트도 파악하면 디자인할 때 도움이 된다.)


카메라숍



지유가오카 정면출구에서 오른쪽으로 쭈욱 올라가면 나오는 카메라숍
여기에 카메라 관련 상품이 엄청 많다. 나도 2만원어치 스티커테이프를 사왔다.
예쁜 것이 너무 많다.


여기는 시부야의 서점이다.



온갖 디자인서적을 공짜로 보는 내 페이보릿펠리스 이다.
정말 많은 자료를 다 열람가능하다. 위치는 파로코백화점 지하매장이다.


아래 심볼은 제 브랜드 심볼인 히게토리군입니다.
kimasavor in sibuya.




이것은 컵 받침대 인데, 시부야에 레코드점 7층짜리에 있는
(2층엔 커피숍인 스타벅스가 있다) 커피숍에서 찍은 사진.
거기에도 이것을 배포하고 왔다.
누군가 가지고 가는 것도 목격했는데, 내게 다시 피드백이 왔으면 좋겠다.
여행 다닐 때 내 디자인 흔적프로젝트는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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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행에서 나는 많은 것을 느낀다.
여행은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백만 번 세계여행 한 사람보다.
다섯 군데 나라를 제대로 느끼고 볼 줄 알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반성하고,
진정 오감을 이용해 열어놓는 사람이 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서 여행에서 내 온몸의 촉각을 세우고 바람결, 향기, 하늘컬러, 휴지재질,
사람의 걸음걸이까지 하나하나 관찰한다. 그렇게 더 느끼고 더 보고 더 생각해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디자인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사실 전시회)에서 많은 사람을 얻었으며
많은 감동과 되돌아봄이 있었다.
격일로 다가오는 감동과 추억의 갈피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렇게 겨울의 시작의 문 앞에서 나는 도쿄맑음을 보았다.

/ 2008. 12. 8

※ 이번 “東京, 세명의 디자이너가 남긴 흔적을 엿보다.”는 앞으로 3주간 시리즈로 업데이트가 될 예정입니다. 김아영님에 이어 다음 주는 신설화님의 흔적을 엿보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김아영" 김아영 | 프리랜서 비쥬얼 그래픽디자이너

http://www.kimasavor.com
http://blog.naver.com/adcdvd
adcdv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