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정글의 새소식 및 수강생 인터뷰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웹개발 실장 김명직.
아카데미 정글은 디자인 대안 교육 공간으로 디자인 트렌드와의 호흡을 위한 다양한
워크샵과 세미나를 진행하며 디자인으로 꿈꾸는 이들과 끊임없이 교류하여 왔습니다.
디자인 교육에 있어 미래를 바라보고 이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일 것입니다.아카데미 정글은 이와 같은 교육 방향을 담아 [ 디자인의 미래를 묻다 ] 라는 주제로 웹 에이전시, 소규모 스튜디오 등 디자인 관련 현직에 있는 분들이 생각하고 있는 '디자인의미래'는 무엇인지에 대해, 또 그들이 속한 회사는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본 인터뷰 내용이 이제 막 디자인에 발을 딛기 시작했거나 디자인 업계로의 취업을 앞두거나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또는 디자인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이 디자인의 미래와 사람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슬로워크 웹 개발실 실장 김명직
창립연도: 2005년 / 직원: 20여명/ 회사위치: 종로구 자하문로 / 대표작품: 점점, 1action 캠페인, SLODAY
'배려', '환경', ’소통'. 디자인과는 크게 관련 없을 것 같은 이 세가지 단어를 회사의 모토로 삼는 디자인회사는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요? ‘슬로워크’는 차에 치어 죽는 야생동물들을 위한 책갈피 프로젝트 "Road kill"를 통해
사람을 넘어 동물과 환경까지 생각했고 또 하루에 하나씩 인포그래픽을 소개하는 프로젝트 사이트 SLODAY로 회사의 저작권을 넘어 CCL ( Creative Commons License : CCL;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로 다른 이들과 나누려는 모토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들 이상적이라 말할 때
그 꿈을 현실로 실천하고 있는 슬로워크에서 그들이 갖고 있는 가치와 다자인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위 (로드킬/ 슬로데이)
" 대표님이 처음시작 하실 때 세운 모토랑 관련이 있습니다.
‘빨리 가면 놓치는 것들을 천천히 가면서 챙기고 군더더기를 제거한다’ 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회사의 디자인 모토도 ‘디자인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 입니다. 필요 없는 미사여구를 결과물에 더 하는 것보다 필요 없는 것을 덜어내면 완전한 디자인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을 하고 작업을 합니다."
" 저희 회사의 다른 모토 중의 하나는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단순히 '작업을 해서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라는 큰 틀 안에서 디자인 역시 일부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저희가 어떤 작업을 하면 그것이 사회에 펴지면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바로 그 부분에서 (사회에)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그런 것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
2012년의 이들의 눈에 띈 사회문제는 제주 강정마을. 슬로워크는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에서 서식하는 생물 12종을 그린 포스터를 만들어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심각성과 그로 인해 사라질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홍보뿐 아니라 이후 이를 이용한 여러 상품판매로 수익금의 100%를 강정마을에 기부하였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이념이 있지만 사실 회사라는 기관은 영리 기관이잖아요. 어떻게 하면 고객이 만족하는 선에서 효율적으로 일을 하면서도 저희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을 가져갈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요.
예를 들어 그린피스와 했던 참치잡이 반대 작업물을 하면서 느낀 건데요. 참치를 잡기 위해서는 선박들이 ‘집어장치’ 라는 것을 사용합니다. 그 집어장치를 태평양 한가운데에 띄워놓고 작은 물고기 들이 그 집어기로 먹이를 가지러 들어 오고 큰물고기들이 작은 물고기를 먹으러 오고 결국은 참치들이 큰 물고기를 잡으러 모여 들어오게 되요. 그럼 그걸 한꺼번에 잡아 건진 다음에 참치만 가져가고 다른 대부분의 물고기는 다 버리는 거죠.
이것이 영리 100%를 추구하고 다른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조합 형태입니다.
하지만 (슬로워크에서는) 작업을 할 때는 주로 환경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 콩기름 잉크라던가,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는 종이 등을 사용한 다던지 아니면 불법으로 생산된 종이가 아닌 합법적으로 생산된 종이를 사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작업물은 가치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디자인들이 많은데요. 그 디자인의 내용뿐 아니라 실제 인쇄 프로세스도 환경적으로 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싼 불법적인 종이를 쓴다든지, 콩기름 잉크대신 일반 잉크를 쓰면 훨씬 이윤을 남길 수 있겠죠. 하지만 회사차원에서 선택을 하는 거죠"
"아. 이건 기업비밀인데… 농담이고요~(웃음) 회사에서 수익을 벌어들이면 수익금을 배분을 하잖아요? 일단 기본적인 인건비는 받고 그런 운영비 외에 개인과 팀 별로 ( 웹개발실, 디자인 실2개 ) 얼마씩 교육비와 프로젝트 비용을 회사에서 따로 책정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거나 혹은 팀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하면 예를 들어 ‘안녕, 구럼비', '점점’ 프로젝트와 같이요. 그럼 회사에 건의를 하고 회사 측에서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투자하죠. 그런 투자 비용이 애초에 연간 에 얼마 정도 할당이 되어 있습니다 "
"저작권이 모호해 지진 않는 것 같고요. 아마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저작권이 확실해 질것 같아요. 저희 회사는 슬로데이는 영리목적 일 경우에도 저작자 표시만 제대로 한다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활동을 함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을 포기 하는 거냐? 라고 묻지만
결론적으로 이 소스를 사용해서 다른 디자이너 분들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면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게 된다면 공유와 배려 라는 회사 모토로 봤을 때 저희는 만족스러운 것이고 무엇보다 이것을 누가했는가? 라고 물었을 때 이 소스의 끝에는 ‘슬로워크’ 가 있잖아요? 전략적으로 봤을 때, 이런 홍보효과 등이 있겠죠.
저희가 내린 결론은 오픈소스의 출처를 분명히 밝히고 그쪽으로 유입이 될 수 있게 한다면 원 저작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것이에요.
영리적으로 사용되는 게 아니라면, 공공의 공익에 대한 목적으로 올린 것 이라면 더 많이 알려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저작권은 이런 식의 시각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회사와 거래를 할 때는 산출물과 결과물에 대해선 모두 드리고 그 권리까지 이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실제로 계약이 될 때, 중간 시안이 나온 것은 과연 누구의 것일까. 라는 것은 또 좀 모호한 문제 거든요. 프로젝트에 대해 돈을 받고 진행을 했지만 시안은 누구 것 일까요? 물론 나온 결과물은 모든 저작권을 그쪽(클라이언트)에 이양을 하고요. 그리고 이제 1차 사용권, 2차 사용권 이런 것들이 있잖아요. 사진도 시안에만 넣는지 제품에만 넣는지 등. 온라인에도 사용하느냐 이런 것에 따라 다 다르고요. 이런 부분을 존중을 하면서 공익에 목적에 사용된다면 기꺼이 저작권을 이양하는 그런 강단을 이제 회사도, 디자이너도 가져야겠죠. "
" 제일 처음에 말씀 드렸던 말 중에 디자인은 덜어내는 것이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어떤 요소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으면 덜어낸다. 이것이 기본 골자에요. 그런 식으로 이것에 대한 명확한 사용성을 인식을 시키고 고객이나 클라이언트에게 명확하게 전달을 하면 납득을 안 하는 사람은 없어요. 저는 빨간색이 좋으니까 무조건 빨간색으로 해주세요. 이렇게 나오실 수도 있지만 “당신들이 하고자 하는 바는 파란색에 더 가깝다. 왜냐하면 다른 이러이러한 사례에서 파란색을 쓰기 때문이고 파란색을 쓰는 것이 앞으로의 사업관점에서 더 도움이 된다.” 라고 이야기를 드리면 고객 분들은 납득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폰이 주도를 하긴 했지만, 스큐어 모피즘(원래 도구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가는 비쥬얼 양식 )에서 이제 플랫(입체적인 요소를 배제한 평면적인 디자인)으로 넘어왔잖아요? 그런데 스큐어 모피즘의 시대에는 디자이너의 영역이 더 많았나요? 다시 말하면 스퀴어 모피즘 때 디자이너들이 하던 건 어떤 것 들이었는지 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을 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애초에 아이폰에 스큐어 모피즘을 시도했던 이유가 사용자에게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 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스타일을 선택했었고 이제 플랫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게 있기 때문에 플랫을 선택한 거잖아요.
저희는 디자이너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진 않고 유비쿼터스(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가 좀더 진행이 될수록 디자이너들이 해야 하는 건 오히려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 질문 자체도 틀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나는 편집디자인에서 일러스트/포토샵을 쓰는데 플랫이라서 별로 할 게 없네.' 이런 것이 아니라 모바일을 구성을 한다 했을 때 사용자가 오른손 잡이인지 왼손 잡이인지를 파악해서 디자인을 하는 것,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는 확인과 취소버튼 확인이 왼쪽에 있고 취소가 오른쪽에 있는데요. 아이폰 같은 경우는 확인이 오른쪽에 있고 취소가 왼쪽에 있어요. 애플은 오른손잡이들이 더 많다고 가정을 해서 긍정적인 확인을 좀더 쉽고 빠르게 누를 수 있게 오른쪽에 배치하구요. 취소는 부정적인 것이기 때문에 좀더 덜 누르게 왼쪽에 배치를 한 것이고요. 이러한 접근방법을 선택하는 게 디자이너의 몫 인 거죠."
" 디자이너가 요소를 디자인할 때 이것을 이곳에 놓으려면 왜 이곳에 놓여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알아야 하고 그러면 사용되는 매체나 만들어지는 결과물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해요. 그 사용처는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고요. 예를 들어 브로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이것이 컨벤션용인지, 회사소개서로 쓰일 것인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캠페인을 알리도록 쓰일 것인지. 브로셔를 하고자 하는 목표는 이 안에 있는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기본전제가 깔려있지만 그 다음에는 이 것을 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을 하게 만들 것이며. 그러면 그 사람들의 타겟은 무엇인지. 이런 것을 모두 고민을 해야 한다는 거죠. "
" 저희가 최초의 시작은 인쇄 편집디자인으로 시작을 해서 브랜드, 캠페인, 그 다음에 컨설팅까지 발을 넓혔어요. 작년에 웹 개발실이 시작되면서 IT쪽으로도 분야를 넓혔어요. 편집 디자인도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빠르게 시간이 지나고 있고 사용자들이 소비를 하는 매체 자체가 빠르게 IT나 모바일 쪽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그쪽에 넓혀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을 했을 때는 PC개수가 모바일 개수보다 떨어진다는 통계도 있고 웹에서 모바일로 온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앱 개발/ 앱 디자인으로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많이 늘어났죠,
모바일 이후 다음의 기술로는 저희가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사물 인터넷 쪽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애플이 내놓은 것 중에 한번만 개발을 하면 아이폰과 맥 그리고 앞으로 자동차에 삽입될 아이 카 라던가 그 다음에 더 나아가면 아이 워치 등 그들이 하는 사업 쪽에 다 한 번에 적용될 수 있게 하는 개발언어가 나왔는데요. 이 부분을 노리고 만든 개발언어지요. 앞으로 집에서 인터넷을 하지 않고 밖에서 모바일로 냉장고를 컨트롤 한다든지, 또는 냉장고 앞에 달린 패드나 화면에서 바로 주문을 하게 된다든지 이런 게 들어갈 거 라고 생각해요. 한가지 첨언을 하면, 디자이너들은 사물에 들어가는 화면 구성을 해야 하나? 라고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 그런 당연한 것 말고 사물인터넷을 써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제가 말씀 드린 것과 같은 냉장고에 붙어있는 것으로 장을 본다 라는 것은 기본적인 개념이고 이런 것 외로 다른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오히려 자신이 제시를 하는 것이 디자이너에게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굳이 정규교육 코스를 다 밟지 않아도, 그리고 저 자신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웹 개발실의 실장을 하고 있지만 저는 만화 애니메이션 학과 전공이거든요. 저희 개발자들은 의상 디자인과 출신이시고요. 저희 디자이너 한 분은 처음 수의 학과 쪽 이셨어요. 자신의 경력이나 이력에 너무 구애 받지 마시고 지원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사람의 됨됨이를 더 많이 봐요. 물론 훌륭한 포트폴리오는 기본이지만 포트폴리오가 100% 자신이 한 거라고 믿을 수 가 없잖아요. 저희는 그래서 반만 믿어요. 오히려 면접을 통해서 이 사람이 하는 말, 생각, 가지고 있는 사상에 대해서 더 고려를 하구요.
저희랑 같이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가를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거기에 더해서 슬로워크에 지원 하지 않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이다 라는 걸 많이 넣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난 일러스트레이터를 잘 다뤄요’ 보다는 ‘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런걸 할 수 있어요 ‘ 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야 할거 같아요. "
" 제가 학생 때 들었던 말인데,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 중에서 ‘인풋이 없으면 아웃풋이 없다’ 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학교에서 배우거나 듣거나 학원에서 배운다던가, 자기 혼자 공부하거나 이런 것은 다 인풋이잖아요. 정규 교육 코스를 통해 이러한 인풋을 속성으로 넣어 주는 거죠. 이것에 더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모토 이기도 한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사실 피해가 조금 간다 하더라도) 모두다 해봐라 라는 말이 있거든요. 이런 저런 경험이 많고 견문이 넓어지면 할 수 있고 나올 수 있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물론 먹고 살기도 힘든 시간이라는 건 저도 공감을 하지만 그래도 젊음이 있을 때 좀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여행도 가고 아르바이트도 해보시고 길거리서 노숙도 해보시고. 이것저것 많이 해보시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 저희 회사 디자이너 분이 궁금하시다고 물어보셨던 건데, ‘내가 20살이었다가 지금은 29살, 내년이면 30살 인데, 내가 30살이 됐을 때 내가 과연 이런걸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잘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요즘은 조숙하니까 20대 초반 분들도 이런걸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저는 “변화라는 건 로또 맞듯이 한꺼번에 오지 않는다.”라고 말해요. 하루하루 천천히 걷지만 뒤돌아 보면 처음 자신이 출발한 곳이 안보일 정도로 멀리 가게 될 거고 그리고 다시 앞을 봤을 때 자기가 설정한 목표가 보인다면 그 곳을 향해 걸어가면 언젠간 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이죠,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