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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NEWS 2011-06-01

지도에 그림을 그리던
꼬마 - 그림쟁이가 되다.

- 일러스트레이터 최진욱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다.’ 그의 첫인상이다. 말하지 않아도, 명함을 들이대지 않아도 이 남자의 첫인상은 작가다. 안성에서 열린 전시회에 가겠다는 말에 마음만으로도 고맙다며 직접 쓴 편지와 도록을 보내온 그의 배려에 감동 받아서 하는 말은 아니다. 진짜다.
자, 놀 때도 그림을 그리는 그의 일러스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GO GO!! <친절한 매니저 혜림>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했는데
그 시간에 주로 그림을 그리며 놀았어요.


최.진.욱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대학원에서 광고를 전공하고 신문사와 광고대행사에서 각각 편집디자인, 광고디자인을 경험했습니다. 저널일러스트레이션을 시작으로 광고, 유아•아동대상의 일러스트레이션과 벽화작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그림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정글에서는 2003년 2월부터 일러스트레이션 관련 워크샵, 기초드로잉 분야의 강의를 해 왔구요~ 지금은 경기도 안성의 작업실에서 비만 고양이 용용이를 돌보며 작품활동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놀던 꼬마 화가

초등학교 때나 지금이나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좋아했는데 그 시간에 주로 그림을 그리며 놀았어요. 당시에 유행했던 만화캐릭터(태권브이, 마징가 Z, 등이 대표적) 그리고 개인적 관심사였던 밀리터리와 관련된 내용의 그림을 주로 그렸고 그런 그림들을 친구들이 사가기도 했습니다.
교과서의 공란, 특히 사회과부도에 실려있는 지도의 대부분에 그림을 그려 넣었는데 지도 모양을 보면 그 모양에 딱 어울릴만한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였죠. 덕분에 선생님들께 야단 많이 맞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 아들 둘 모두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그림을 팔았고 저처럼 교과서, 노트는 물론 지도책에 까지 그림을 그려 놓더군요. 2대에 걸쳐 똑같은 경험을 한 셈이죠. 하하하~


그림을 그리며 돈을 벌 수 있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대학졸업을 하던 해인 1992년 1월부터 조선일보 출판국 미술부에서 편집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잡지 편집디자인을 하며 당시 활동하던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만화가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는데 그분들이 꽤 멋져 보였고, 바로 동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아! 저 사람들 직장 없이 돈을 버는구나! 그때부터 큰 관심을 갖고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해진 시간표대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소속된 직장 없이 그림을 그리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거죠. 일러스트에 대한 관심은 대학 3학년 때부터 갖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직업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었습니다.


최.진.욱’s 에피소드
10여 년 전쯤으로 기억되는데 모 출판사에서 자연도감 시리즈를 의뢰 받았어요.
대부분의 작품이 세밀화여서 1점을 끝내는데 수일이 걸렸던 작품이었습니다. 그 중 한 점을 일주일 정도 그려 완성했고 해방감에 작업실 근처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죠. 그러고는 원화가 들어있는 아트백을 택시에 두고 내렸습니다. 당일 아침 10시까지 출판사에 넘기기로 했던 그림이었는데…. 분실물센터, 라디오방송국 등에 긴급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정확히 마감시간을 지켜왔던 저에겐 큰 굴욕이었죠. 출판사에 양해를 구하고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해 3일만에 똑같은 그림을 다시 그리고 전달해 급한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그 후 정확히 한 달이 지난 늦은 밤에 택시 기사 분으로부터 가방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분 참 야속하더군요! 그때 그린 똑같은 그림 2점을 아직 보관하고 있는데 아찔했던 추억 때문인지 그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험난한 세상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
선택 이후 지금껏 후회 없이 즐기며 일을 해왔으니까요.



나에게 일러스트란.
음~ 나에게 있어 일러스트라…. 우선 저와 가족에게 일용할 양식과 작품활동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알코올을 비롯, 생활의 필수 요건을 제공해 주는 제 삶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마흔 까지만 하고 다른 분야의 일에 도전해봐야지”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 절대 안 합니다! 일러스트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학신(?) 때문에… 험난한 세상에서 나를 지탱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 선택 이후 지금껏 후회 없이 즐기며 일을 해왔으니까요.
덧붙인다면 비 언어적 코드로써 외부와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제 작업실에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전시된 작품들을 둘러보고 제 성격을 읽어내곤 하죠.





최.진.욱’s 작품들
마트 앞에 버려지는 사과 상자를 주워와 만든 작품들 입니다. 상자를 분해하고 스케치한 후 스카시 톱으로 오려내 아크릴물감으로 채색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됩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목공예를 하는 작가 분께 톱질을 배웠습니다. 평면작업에서 입체표현으로 전환하게 했던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셈이죠. 버려지는 폐품을 이용해 작품화하는 과정은 주워올 때 의식하게 되는 주위의 시선을 무시할 수만 있다면 작품 완성 후 더 큰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최.진.욱’s 영감을 얻는 세가지 방법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저의 경우 일러스트 입문을 저널일러스트 분야로 시작해서 신문, 잡지 등을 꼼꼼히 읽는 습관이 있어요. 일반인이 글로 표현하기 힘든 내용을 기자나 전문 라이터 분들은 간결하고 정확하게, 때론 수려한 문장으로 상황을 전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 문장 속에서의 핵심이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와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제가 고민하는 시간이 훨씬 단축되죠.
두 번째는 장르를 초월해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봅니다. 작품을 통해 나름대로 작가의 의도, 기법, 사용된 재료들을 읽어내며 제 작품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는 방법.
세 번째는 스크랩 자료를 활용 합니다. 저는 그림과 문장을 분야별로(가령 인물, 동물, 정치, 동화, 스포츠 등) 스크랩을 하는데 정리된 자료는 촉박한 마감 시간을 맞추는데 큰 도움이 되죠.
가끔은 랜덤으로 국내외 작가들의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트렌드를 읽긴 합니다만,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단순히 그림만 잘 그리는 것 하고는 다른 거죠.
작품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좋은 습관과
자기관리 능력이 중요합니다.



최.진.욱’s 일러스트
일러스트는 간결하고 빠른 전달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상황에 맞는 유머가 있으면 더욱 좋겠죠! 결국은 작품을 접하는 대상이(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하겠지만) 빠르게 납득할 수 있는 그림이어야 자연스럽게 공감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작업할 계획입니다만, 표현매체와 영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모색이 이루어질 겁니다.
평면 위주로 작업하던 단조로운 패턴에서 입체로, 지면에서 벗어나 공간을 함께 아우르는 표현을 시도하고 있어요. 표현소재도 목재, 금속 등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일련의 변화와 타협하며 전시와 장식적 기능을 갖고 있는 갤러리일러스트와 성인을 위한 창작 동화책 영역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꼭 필요한 세가지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그중 몇 가지만 꼽는다면, 우선 문장을 시각화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요. 일러스트레이터는 다른 사람이 써놓은 글을 읽고 시각화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정확한 핵심을 캐치하지 못하면 그 작품은 무미건조해 질 수 밖에 없죠. 단순히 그림만 잘 그리는 것 하고는 다른 거죠. 그리고 작품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좋은 습관과 자기관리 능력이 중요합니다.
소속된 직장이 없기 때문에 작업시간이 불규칙하다든가 생활 패턴이 나태해진다면 장기적으로 이 분야의 일을 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끝으로 클라이언트와의 정확한 의사소통 기술과 신뢰감을 주는 것도 중요하죠.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가르치는 것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건데 그 일 자체를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과 흐름을 전달하게 되는 강의는 서로의 그림을 통해 저와 학생들이 win-win할 수 있게 해주는 소통의 장이 마련되는 셈이죠. 경험과 기법,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등을 전달하고 학생들로부터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소스를 얻어 정리를 해주는 역할이 재미있고 동시에 의미를 찾을 수 있어 좋습니다! 작업실 책장에 “나는 학생을 가르치고 학생은 나를 가르친다”라는 작은 액자를 두고 있어요.






/ 2011. 6. 2



"최진욱" 최진욱

현)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경기미술협회 회원, 물그림전 회원
- 일러스트레이션그룹 구구단 운영.

- 예림당, 금성출판사, KBS문화사업단, 영림카디널, 국일미디어, 이상출판사 외
기업체 광고 일러스트레이션, 시사만평, 학습지 및 다수의 정기 간행물에
아동 성인을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게재.
- 한국가스안전공사 사보공모 심사위원
- 2010 대한민국 젊은예술상 수상
- 일러스트레이션그룹전(구구단, 올리브, 딱지) 외
동화와 그림책이 있는 공간전(일러스트레이션 더미북 전),
-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회 협회전,
한국미술협회 정기전 외 다수의 단체전 및 기획초대전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