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
Prologue
"스탬프 아트"라고 들어보셨나요?
생소한 듯 하면서도 "스탬프"라는 단어가 주는 왠지 모를 친근감이 느껴지죠? ^^
한마디로 스탬프와 잉크를 주로 활용한 ‘이미지 작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트 스탬프의 멋스러운 이미지를 사용해 다양한 잉크와 도구, 부재료 등을 이용해 스테이셔너리나 스크랩북킹, 포장용품, 데코 소품류를 주로 만들죠.
스탬프 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
저는 현재 "스탬프아트"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여러 강좌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실 "콜라주"에 대한 관심이었어요 :)
언젠가부터 친구의 홈페이지에 스크랩북킹 작업들이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했는데요. 친구의 작업이 자유분방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콜라주 스타일이었어요. 디지털 이미지 작업인줄 알고 그냥 감탄만 했죠. 그런데 그게 다 수작업이라는 거예요. 친구에게 얻은 정보로 국내외 사이트를 둘러보며 스탬프아트와 스크랩북킹이라는 장르를 알게 되었죠.
그리고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아도(드로잉 실력이 형편없어도) 충분히 멋진 이미지 작업을 할 수 있는 방법과 도구들이 넘쳐난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
무엇보다, 그 멋진 이미지들에 홀딱 반해서 <나도 꼭 해보고 싶다, 갖고 싶다> 라는 욕구를 주체할 수 없었답니다.
<나에게서도 저런 멋진 스타일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도 한몫했구요.
#. 콜라주 같은 작업실
스튜디오 오마주
스탬프 아트를 보다 재미있고 풍성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재와 신선한 시도가 필요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 스튜디오는 그런 실험적인 작업들을 최대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답니다. 콜라주 작업을 위한 콜라주 같은 작업실이요. ^^
그래서인지 제 스튜디오에 오신 분들은 한눈에 이곳이 어떤 곳인지 판단을 잘 못하세요. 스탬프도 있고 꽃도 있고 쥬얼리도 있고 미싱도 있고 캔버스도 있고 망치도 있고.. 여기가 대체 뭐하는 곳인가 하고. ㅎㅎ
스탬프 아트의 매력
일단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매력은 "퀄리티 높은 이미지에 대한 욕구를 손쉽게 채워준다"는 점이에요. 저는 그림실력도 형편없고, 글씨도 엉망이에요. 그런데 보는 눈은 높거든요. 어설프고 조잡한건 딱 질색이에요. ^^ 이미지를 보고 즐길 줄은 아는데 내가 직접 표현해낼 수는 없다는 점이 매우 답답했어요. 가령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이 일일 체험으로 도자기나 티셔츠에 직접 그림을 그려본다면? 스스로 만들어보는 재미는 느낄 수 있겠지만, 도안 없이는 이미지 자체에 대한 퀄리티를 기대하기 어렵겠죠.
그런데 스탬프아트는 그런 부분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줄 수 있답니다. 물론 단순한 도안으로써의 수준을 넘어서서, 뭔가 스스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과 자신감도 만들어주죠. 처음엔 아트 스탬프의 멋진 이미지를 빌려오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지만, 점차 자신의 창조적인 이미지 작업에 녹여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스탬프아트의 매력은 바로 다른 장르와의 접목이 손쉽다는 점이에요. 스탬프와 잉크만으로는 아무것도 완성할 수 없어요. 스탬프 이미지를 찍을 수 있는 종이나 패브릭, 목재, 도자기, 플라스틱, 금속 등의 소재가 반드시 필요하죠. 그건 거꾸로 말하면 다양한 공예 장르와 잘 어우러질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그래서 실제로 다른 공예 디자인 장르 전문가분들이 작품의 영역을 넓혀보기 위해 스탬프아트를 배우시는 경우가 많아요.
#. 잇 아이템
스탬프 아트의 세계적 추세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20년 동안 급성장한 분야가 스탬프아트와 스크랩북킹이에요. 전문화된 스탬프디자인과 도구, 부재료의 생산과 판매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대기업과 스타 디자이너, 스타 강사들을 쏟아내고 있어요.
그렇게 괄목할만한 발전에는 그들만의 문화적인 배경이 든든하게 밑받침되었죠. 파티문화나 카드문화가 일상화되어 있고 기본적으로 핸드메이드에 대한 가치 평가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그들만의 문화를 토대로 소소한 핸드메이드 소품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는 스탬프아트의 수요가 꾸준히 확장되고 유지될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의 스탬프 아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스탬프아트라는 분야가 조금씩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긴 해요. 대부분의 작업이 카드 만들기와 스크랩북킹에 치중된 경향이 있어요.
스탬프아트는 잘 활용하면 선물포장이나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품 등 실용적인 아이템들에 멋지게 응용할 수 있어요.
특별한 시즌이나 행사를 타깃으로 한 작업이 아니라 일상에서 누구나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분야에서 출발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스탬프아트가 폭넓게 사랑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나아가서 우리만의 문화에 맞춰 스탬프아트 작업들의 새로운 시도가 계속 이루어진다면 필요에 의해서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스타 디자이너와 인기 브랜드가 나올 수 있을 거예요. 현재 거의 모든 재료를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스탬프아트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스탬프 디자이너, 페이퍼 디자이너가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정서에 맞는 스탬프 디자인을 토대로 무궁무진하게 이미지 작업의 영역이 확장될 수 있을텐데요.
상상만해도 신이 나는걸요. ^^
앞으로의 바람
스탬프아트를 단순히 다이어리 꾸미기용이나 카드 만들기 정도로 생각하시고 본인 관심 밖의 영역으로 간주하시는 분이 많은데, 저는 더 많은 분들이 스탬프아트를 친근하게 접해보고 일상에서 유용하게 활용하게 되었으면 해요.
우리가 알고 있던 단순한 도장의 기능을 넘어서서, 스탬프는 우리 일상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잇 아이템이거든요. ^^
스탬프아트는 패션이나 인테리어처럼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써 자리잡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 이미지 플레이
정글에서는 하는 뉴스타일링 콜라주에 대해
일단 스탬프라는 친근한 소재의 "낯선" 사용법과 다양한 활용법을 체험해보면서 스탬핑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구요. 스탬프아트를 풍성하게 해주는 특수한 소재들도 다뤄볼 거예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재미있는 작업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
그리고 수업 후반에는 스탬프 이미지를 나만의 이미지로 녹여내서 표현하는 콜라주 작업을 통해 이미지 작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정글 아카데미에는 이미지를 주로 다루는 전문가분들이 많기 때문에 스탬프아트를 하나의 취미용 공예 분야로써 체험하는 것 보다는 추후 자신의 분야에 적극 활용하고 도입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수업이 효율적일 거라고 판단했거든요. 전 뭐든 실용적이고 생산적인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저의 판단과 수강생분들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진다면 좋겠네요. ^^
뉴스타일 콜라주 수업에 녹여낼 것들
정글 아카데미에는 주로 디지털 이미지에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스탬프아트 작품이 디지털 작업과 얼마나 상관 있을지 의아해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직접 그리고 칠하고 오리고 붙이고 뜯어내는 과정을 통해 생생한 이미지와 부딪힐 수 있는 스탬프아트 작업이 궁극적으로는 분야에 상관없이 디자인에 대한 "감"을 풍성하게 해주리라 확신합니다.
요즘은 인터넷 쇼핑에 익숙해져서, 경험에 의해 축적된 대략적인 통계의 감으로 쇼핑을 즐기기도 하는데요. 아무리 온라인 쇼핑이 편리하다고 해도 로드샵에서 직접 눈으로 색감을 즐기고 질감을 느껴보고 피팅감을 확인하는 생생한 쇼핑의 재미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건 단순히 물품 구매의 차원이 아니라 하나의 놀이이자 체험으로서의 쇼핑의 재미를 제대로 즐겨보는 거잖아요. 그게 바로 우리의 일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진짜 "느낌"과 "감"일 거구요.
스탬프아트 수업이 웹디자이너 분들에게도 간만에 그런 생생한 "감"을 느끼게 해주는 진짜 쇼핑다운 쇼핑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pilogue
음.. 솔직히 저는 스탬프 아트 자체에 대한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ㅎㅎ 다만 욕심 많은 제가 만족스럽게 경험한 풍부한 이미지 플레이를 보다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저 스스로도 다양한 작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이 일을 즐겁게 하고 있어요. 제가 지향하는 실용적이고 멋진 콜라주 스타일 작업을 위해 저는 스탬프아트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분야도 즐겁게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구요.
아카데미 정글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될 여러분과도 그런 관심사와 방향성을 가지고 함께 작업을 해나가고 싶네요.
저 자체가 굉장히 호기심 많고 욕심 많은 사람이라 어느 한 분야에 규정되거나 얽매이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추구하는 작업 스타일처럼 이질적인 면들이 서로 위태롭게 공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듯하게 조화를 이루는 콜라주 인간이 바로 저인걸요- ^^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곧 그 다양한 이미지 변주에 매료되실 예비 스탬퍼분들과의 즐거운 콜라주 작업- 기대하고 있을께요!
/ 2011.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