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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NEWS 2010-04-07

나를 변화시키는 그림의 열정 - 캐릭터를 말하다.

- 캐릭터 디자이너 사키루

몇 년 전, 사키루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사람들을 압도시키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만났다. 소년 같은 하얀 얼굴에 서글서글한 미소를 갖고 있는
사키루는 여리여리한 이미지와는 달리 누구보다도 강한 열정을 가진 한 순간도 정체되고 싶어하지 않는 강한 필력을 가진 디자이너다.
그는 오늘도 너무도 그림이 그리고 싶어 새벽에 깨어나 펜을 잡는다. 그리고 캐릭터 안에서 꿈을 꾸고 자신의 비전을 하나씩 성취해 나간다.
지금도 캐릭터를 통해 삶의 메시지를 알리는 위대한 리더로 성장하고 있는 사키루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 예원매니저

일본사람 아니고 한국 사람입니다.

선생님 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캐릭터 아티스트 사키루입니다. 일본사람 아니고 한국 사람입니다. ^^

캐릭터 디자인을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셨나요?
미술을 배우지 못한 저에게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은 굉장히 부러운 것이었어요. 단지 디자이너라는 직함이 적힌 명함이 가지고 싶었죠. 실력은 개뿔 없었으면서도 말이죠.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다자인 회사에 취업하게 되면서 캐릭터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자격요건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필수 자격 요건이라.. 자격이 필요할까요? 하하(농담) 캐릭터만 생각하면 설레고 도전의식이 생기나요? 늙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캐릭터를 그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상상되나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정말 좋아서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면 당신이야 말로 진정 캐릭터 그릴 자격이 있는 게 아닐까요?

작업을 하실 때 영감을 얻는 소스(서적, 웹사이트, 장소 등등)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주변의 모든 것이 크리에이티브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늘 접하는 펜이나 연필부터 자연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이중에서 한가지를 추천하자면 인문학을 추천합니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캐릭터든 일러스트든 영상이든, 지금보다 더 깊이 있는 콘텐츠를 표현하고 싶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알아보세요. 표현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잠도 안 올걸요?

디자인은 배우고 학습하는 게 아니라
시도하고 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비록 비전공자이지만 캐릭터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
미술/디자인관련 전공이 필수적인 걸까요?
디자인은 태생상 전공과 무관합니다. 즉, 교육과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죠. 왜냐구요? 디자인은 철저히 상업적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마음을 얼마나 잘 읽고 시장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느냐 등에 따라 디자인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이죠. 90년대 말 이후 인터넷의 보급과 핸드폰의 이용률 확대는 대중이 정보를 습득하는데 용이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똑똑한 대중이 나타난 것이죠. (Smart mobs) 더 이상 기존의 법칙이나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 게 현대입니다. 누군가의 배움으로 얻으려고 하기보다 스스로 시장에 뛰어들어 도전하면서 배움을 취하세요. 디자인은 배우고 학습하는 게 아니라 시도하고 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반면 순수회화(서양화, 동양화)의 경우는 전공으로 배워야 안정감있고 깊이 있는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대중에게 가치를 가지는 디자인과는 다릅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싸이월드 상품기획팀 근무 당시 만들었던 ‘변태 미니미?’ 시장 트렌드에 맞추어 미니룸을 기획 제작했던 당시에 만들었던 미니미인데, 만들고 일본 여행 다녀온 사이 한국에서 난리가 났더군요; 뉴스 기사가 나가 상품은 내려지고 말이죠. 하나의 미니미로 인해 대중은 절 변태 디자이너라고 불렀고 디자인이 가지는 사회성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재미난 건 판매되는 2~3일 동안 변태 미니미의 판매량이 급증했었다는 사실이지요;;;)

캐릭터를 그리는 사람과 캐릭터는 하나입니다.

선생님께서 꼽으시는 가장 성공한 캐릭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어렸을 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돈 많이 버는 캐릭터가 성공한 캐릭터라고 생각했습니다. 보다 귀엽고 보다 사랑스럽게.. 그래야 많이들 좋아하니까요. 스폰지밥, 심슨 등의 캐릭터는 이 기준에 의하면 성공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캐릭터 디자이너에서 캐릭터 아티스트로 전향중인 제게 기준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에게 가장 성공한 캐릭터는 자기 자신입니다. (너무 교과서적인 답이었나요? ^^)
캐릭터를 그리는 사람과 캐릭터는 하나입니다.
스스로 자신을 관리하고 사랑한다면 그 만큼 타인에게도 사랑 받는 캐릭터가 나올 수 있겠죠.

성공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으세요? 그럼 먼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세요.
거기서 첫 발은 내딛어집니다.

캐릭터디자인을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해주세요.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한 혹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캐릭터든 디자인이든 하지 마세요. 어떤 일을 하든 정말 좋아서 하세요. 혹자는 말하지요. “좋아하는 일도 직업이 되면 일로 바뀐다.” 그렇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겐 말이죠. 10년 넘게 캐릭터를 그려오면서 좋아서 시작했고 업으로 삼고 있는 지금도 스트레스로 다가온 적이 없습니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곤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가의 진정성은 그림에 베어나기 마련이니까요.

눈을 감고 자다가도 캐릭터가 그리고 싶어 미칠지 경인 마음. 이해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