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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NEWS 2010-04-01

나를 변화시키는 그림의 열정 - 캐릭터를 말하다.

- 캐릭터 디자이너 권혁삼

"그는 재미있다. 유쾌하다. 섬세하다."쌈과 대화를 해보면 누그든 10분안에 그의 캐릭터를 캐치해 낼 수 있다.
마치 이효리의 10 MINIUTES 처럼 마력같은 그의 하얀 치아에 홀려 그에게 점점 빠져들게 될 것!
아카데미정글에서 디자인교육기획자로, 또한 캐릭터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쌈은 발라드 같은 꿈을 무던히도 오랫동안 꾸는 소년 같은 사람이다.
이런 그에게서 나오는 캐릭터들은 정말 그의 미니미 같이 너무 닮았고 그처럼 유쾌하다.
디자이너를 하지 않으면 뭘 했을까 싶을 정도로 캐릭터와 열렬히 연애중인 쌈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예원매니저

저에게 캐릭터디자인이란 특별한 계기로 시작했다기 보다는
오랫동안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몰랐던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왔네요.

선생님 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은.발.삶 쌈입니다.
은은한 발라드 같은 삶을 꿈꾸는 소년 권혁삼의 약자고요, 현재 정글아카데미의 디자인 교육기획자 및 유쾌하고 즐거운 캐릭터&일러스트 디자이너로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어떤 계기로 선택하게 되셨나요?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그렇겠지만 저 또한 어렸을 적부터 낙서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학창시절에도 미술시간에 꽤 두각을 나타내던 꼬맹이었구요.ㅋ 끄적 끄적 낙서를 하다 보니 “잘 그리고”싶은 욕심이 생겼고 꾸준한 노력 끝에 그림은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확신이 없어 디자인쪽이 아닌 다른 길로 갔지만 결국은 다시 낙서로 돌아왔고 군대를 다녀온 뒤로 열정을 다해 캐릭터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했죠. 생각해보면 저에게 캐릭터디자인이란 “이거야”라는 특별한 계기로 시작했다기 보다는 오랫동안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몰랐던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꾸물꾸물 다가왔네요.

일반인들이 미쳐 발견하지 못하는 곳곳의 꺼리들을 끄집어내어
자신의 상상을 덫칠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자격요건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필수 자격요건이라 하니 상당히 거창해 보이는데요, 제가 봤을 때 디자이너로 꼭 필요하고 오랫동안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구체화할 수 있는 표현력을 키우는데 있어 다양한 시도를 즐기며 거침이 없어야 합니다. 아무리 툴을 잘 다룬다 하더라도 자신만의 감각을 이용한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자신의 디자인”이라 얘기하기 어렵겠죠. 특히 캐릭터 디자이너는 일반일과는 다른 초절정의 관찰력이 필요합니다.
일반인들이 미쳐 발견하지 못하는 곳곳의 꺼리들을 끄집어내어 자신의 상상을 덫칠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 거창하게 필수적인 자격요건이라 생각합니다.

작업을 하실 때 영감을 얻는 소스(서적, 웹사이트, 장소 등등)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살아가며 하는 행위들(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고 TV를 시청하고 밥을 먹고 운동을 하는 등)이 모두 저에게는 영감을 줍니다. 디자인이란 것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오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생활 속 경험과 아이디어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생활 속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표현해보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표현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야기로 풀기가 참 어려움을 느끼거든요.
생활을 하면서 재미있다고 느낀 것들을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1순위가 될 것이고 이 소재를 바탕으로 표현을 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2순위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꾸준하게 연습을 하면 조금씩 표현하는데 있어서 스킬들이 늘어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줄의 소재를 이용해 표현을 해본 사람이 두 줄의 소재를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음을 명심하세요.

인정없이 단순하게 전공한 친구들과의 실력 비교를 하는 것은
포기의 지름길입니다.

비록 비전공자이지만 캐릭터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서
미술/디자인관련 전공이 필수적인 걸까요?
필수적이지 않다고 백 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자신이 부딪쳐서 “비 전공”이란 타이틀을 스스로 벗을 수 있어야 합니다. 비 전공을 한 친구들이 전공을 한 친구들보다 디자인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발상에 있어서는 좀 더 자유로운 부분이 있죠. 대신 중요한 건 “인정”하는 자세입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내가 비 전공이면 전공한 친구들보다 현재로서는 발상을 정리하는 능력이라든지 스케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공한 친구들이 몇 년간 이런 부분을 배운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죠.(반대로 전공한 친구들이 디자인을 배울 때 다른 영역을 경험했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에 있어 경험이란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좋거든요.) 이런 부분을 “인정”하고 채우기 위한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인정”없이 단순하게 전공한 친구들과의 실력 비교를 하는 것은 “포기”의 지름길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에피소드라고 하기 보다는 좀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아직도 그림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말씀 드리고 싶네요. 예전에 모 업체로 캐릭터 매뉴얼 작업 미팅을 갔었는데요, 견적을 문의하셔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말씀을 드렸더니 “그림 몇 장 그려주고 너무 비싸네요.”라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 분은 무의식 중에 그냥 한 말일 수도 있지만 이런 인식 앞에 재대로 제 노동의 가치를 평가 받고 작업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단지 그림을 그려주는 행위가 아닌 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하고 그 결과물의 권리까지 넘겨주는데 있어 그 만한 대가는 꼭 필요함을 알아줬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디자이너들 스스로가 자신이 왜 그만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지 소통을 통해 지속적으로 알려나가고 인식을 개선 시키는데 적극 동참해야겠죠. 그림만 잘 그려서 성공하는 시대는 분명 아니니까요.

망쳐본 경험과 도전 끝에 스타일과 노하우가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 꼽으시는 가장 성공한 캐릭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뽀롱 뽀롱 뽀로로”. 비주얼도 좋지만 컨텐츠와 마케팅의 전문화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고 “그냥” 디자인 한 것이 아닌 철저한 사전 준비와 기획이 바탕이 된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상업적인 캐릭터로서 상당한 수입을 내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매력이 있다는 증거겠죠.

캐릭터디자인을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해주세요.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은 "타당성"을 두고 시작하라는 이야기입니다. 공부를 할 때 정말 필요로 해서 하는 사람과 이게 왜 필요한지 모르는 사람과의 차이는 확연히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왜 그림을 그리는가에 대한 고민과 목표를 설정하고 가셔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필요성이 부각이 되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재미있어 질 수 있습니다. 막연하게 그려대는 반복적인 연습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한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망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입니다. 초보자는 당연히 망칠 수 밖에 없음에도 처음부터 다양한 시도보다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만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좀처럼 본인 실력이 늘지 않음에 포기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망쳐도 좋다는 도전정신으로 마음껏 해봐야 합니다.
그런 망쳐본 경험과 도전 끝에 스타일과 노하우가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타당성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 2010. 4. 2

권 혁 삼

(현) 아카데미정글 캐릭터/ 일러스트 교육기획
(전) 임펙트커뮤니케이션 캐릭터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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