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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간기업 맞춤형 일자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교육에 참가한 한 교육생과 단합대회 자리에서 우연히 옆에 앉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 친구는 교육생이 되기 위해 높은 경쟁률을 뚫었고, 강도 높은 면접 과정을 통과했음에도 자신의 삶을 어떻게 채워갈까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UX 기획력을 갖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답을 하면서도, 세상이 좀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으로
변화되는데 자신의 힘을 보태고 싶다는 자신의 꿈에 대해 말했습니다.
WIKIMEDIA COMMONS/Edyta Materka
처음에는 라이프 스트로우(생명의 빨대)와 같은 제품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합니다.
라이프 스트로우는 통에다 오염된 물을 넣어도 빨대를 통과하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입니다.
아직도 지구상에는 9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고, 지금도 매년 220만 명의 사람들이 물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이 친구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한편으로는 훈훈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어른들은, 기성세대는 흙수저를 말하며 절망하고, 공정한 기회라는 말이 땅에 떨어진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세상을 만들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나눔을 말하는, 이제 막 사회로의 첫 발을 내딛는 한 젊은 친구의 말은 삭막했던 가슴을 따뜻하게 함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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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의 철학을 말한 철학자 레비나스는 ‘나’라는 주체는 타인 없이는 성립할 수 없으며 타인과의 윤리적 관계를 통해서 비로소 주체로서 세워진다고 역설했습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고 타인을 고려해야만 하는 의무를 가져야 만 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 의무가 강제성을 띤 것은 아닙니다.
비록 불완전한 의무일지라도 타인을 고려한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고 그 의무는 타인의 인간성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있다고 했습니다.
기성세대가 이 의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성공에 매달리며, 성공의 평가를 사회적 신분상승과 자본의 축적이라는 가치에 두었을 때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일해야 할
젊은이들은 '나눔과 함께'라는 말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막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될 한 새싹과 같은 디자이너와 그의 따뜻함을 담은 넓은 마음 그릇을 보면서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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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통해서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이 친구의 꿈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의 가치에 나눔이라는 덕목이 포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세상이 변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